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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팀에이투 작성일21-06-12 18:33 조회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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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앞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과거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을 ‘살인자’라고 비난한 것을 두고 “개의치 않는다”라고 밝혔다.

11일(현지 시각) 현지 언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미국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살인자라고 한 말을 들었느냐’는 질문에 “그런 비난을 수십 번 들었다.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에 대해 “살인자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두 정상은 오는 1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는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날 인터뷰에서 NBC 기자가 지난 몇 년간 살해당한 여러 정적(政敵)의 이름을 열거하자 푸틴 대통령은 “무례해지고 싶지는 않지만, 상당히 거북하다”라며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면서 “각기 다른 시점에 다른 이유로 다른 사람들에 의해 괴롭힘 당한 사람들을 거론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미국 정부 기관과 기업에 대한 해킹 공격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라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미국은 이 해킹 사건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가 이란에 위성 기술을 전수할 준비를 한다는 워싱턴포스트 보도에 대해서도 “가짜뉴스다. 말도 안 되는 쓰레기”라며 선을 그었다. 미국과 러시아 양국 관계에 대해선 “최근 몇 년 이래 최저점까지 악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을 비교하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그는 “비범하고, 능력있는 사람”이라면서 ”그렇지 않다면 미국 대통령이 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또 “그는 제도권 출신이 아니고, 정치적 경험이 전무하다. 호불호가 갈릴 수밖에 없다”라고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서는 “트럼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바이든은 직업인(career man)이다. 사실상 그의 일생 전부를 정치에 바쳤다”라고 했다. 그는 “(둘은) 다른 유형의 사람이고, 장단점이 있다”라면서 “충동적인 움직임이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미국은 앞서 지난 4월 대선 개입과 연방기관 해킹 사건, 우크라이나 압박 등을 이유로 러시아의 외교관 10명 추방을 포함해 강도 높은 대러시아 제재 결정을 내렸다. 러시아는 이에 존 설리번 주러 미국 대사를 포함해 10명의 미국 외교관을 추방하면서 맞대응에 나섰다.

[김우영 기자 you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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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실장 내정 서범수 “껄끄럽지 않다면 거짓말…명민한 당대표 보조 맞출 것”


국민의힘 이준석(왼쪽) 대표와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서범수 의원. 두 사람은 22살 나이차가 난다./연합뉴스·조선DB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당대표 비서실장에 초선 서범수 의원, 수석 대변인으로는 초선 황보승희 의원을 각각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당선된 직후부터 두 초선 의원을 비서실장과 수석 대변인으로 내정했다”며 “서 의원, 황보 의원 또한 긍정적으로 답변한 걸로 안다”고 했다.

비서실장을 당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최측근 인사다. 이 때문에 그간 당대표들은 연령이나 선수(選數)가 자신보다 낮은 ‘편안한 사람’을 비서실장으로 지명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비서실장으로 내정된 서 의원은 이 대표보다 22살이 더 많다. 서 의원이 서울대학교에 입학했던 때 이 대표는 태어나지도 않았던 셈이다.

국민의힘 소속의원 102명 모두도 이 대표보다 나이가 많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울산경찰청장·경찰대학 학장까지 지낸 서 의원은 초선의원 중에서도 경륜이 두터운 편이다.

서 의원은 이날 본지통화에서 이 대표를 모시는 자리에 내정된 것에 대해 “전혀 껄끄럽지 않다면 거짓말 아니겠나”고 했다.

그러면서도 “우리 당이 지금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으로 잘만 하면 대선까지 빠르게 달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떨어지면 잡아 먹힐 수도 있다”면서 “명민한 당 대표가 뽑혔으니 저 같은 부족한 사람이 보조를 맞춰야 하지 않겠나”고 했다. 당심·민심이 밀어 올린 이준석 체제가 성공해야 정권교체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문재인 대통령,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조선DB·연합뉴스

정치권에선 이 대표가 앞으로 그릴 모든 행보가 여의도 정치문법을 뒤집어 놓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당장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58) 대표가 이 대표의 카운터 파트가 된다. 한 민주당 의원은 “송 대표와 이 대표가 기싸움하는 장면이 국민들에게는 구태와 신진의 대립구도로 비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제1야당 대표자격으로 대통령을 만나는 영수회담의 풍경 또한 달라질 전망이다. 이 대표는 문재인(68) 대통령의 장남 준용씨 보다도 3살 어리다. 문 대통령이 막내아들뻘 이 대표와 무릎을 맞대고 정국을 논하는 장면이 현실화 된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이준석 체제'에서는 초선 의원들이 약진하는 모양새다. 수석대변인으로 지명된 황보 의원도 초선이다.

황보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대변인단(대변인 2명·상근부대변인 2명)부터 ‘토론배틀’로 공개채용된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도 “제1과제로 토론배틀을 기획하고 있다”고 썼다. 그러면서 “과거에 했던 토론배틀 영상을 짬이날 때마다 살펴보면서 보완할 점들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때 결승전 수준이면 보완할 게 없을 것 같다”고 했다.

다만 당 살림을 책임지는 사무총장이나, 대선후보의 정책을 총괄하는 정책위의장으로는 중진인 4선 권성동·3선 김도읍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형원 기자 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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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서부경찰서 외사계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김하나 순경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글쓴이: 민병래(작가)]

"코로나 검사 받을 때는 불법체류자여도 괜찮아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통보를 하지 않으니까 마음 놓고 검사 받으세요."

김하나 순경은 요즘 이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오늘도 발안만세시장과 화성 인근 여러 공장을 돌며 한국말로 세 번, 네팔어로 일곱 번을 설명했다. 그가 일하는 화성서부경찰서 관내에는 외국인 노동자들가 수만 명에 이를 정도로 많다.

김 순경의 모국 네팔 출신 노동자도 3000명에 가깝다. 그런데 문제는 불법체류자였다. 이들은 신원이 밝혀져 쫒겨날까 봐 코로나 검사를 기피하고 있다. 그래서 김 순경은 외사계 동료들과 함께 "코로나 검사시, 불법체류자에 대한 통보의무 면제제도가 생겼다"고 홍보하는 것이다.

얼마 전에는 외국인들이 운영하는 업소를 찾아다니며 "손님들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는 것은 물론 소독제도 갖춰놔야 한다"라고 하나하나 알려줬다. 한국말로 된 방역수칙을 이해 못하는 업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외사계 직원들이 다른 업무를 하면서 수백 개가 넘는 업소를 모두 찾아다녔으니 힘든 노릇이었다.

네팔 출신 한국 경찰, 김하나


▲ 김하나 순경과 경찰서 앞 카페에서 화성서부경찰서 앞에서 얘기를 나눴다.
ⓒ 민병래


네팔 이름으로는 라이 삼자나(Rai Samjhana)인 김 순경이 한국에 온 것은 지난 2010년. 노총각이면서 히말라야를 좋아하는 남편을 카투만두에서 만났다. 당시 김 순경은 인문사회학을 공부하는 튜리뷰 대학(Tribhuwan Univercity) 1학년생, 남편과는 통역을 사이에 두고 두세 차례 깊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김 순경의 아빠가 카타르에 노동자로 나갈 때처럼 칸첸중가에 절을 드리고 한국행을 결심했다. 처음 정착한 곳은 여수, 김 순경은 경찰을 꿈꾼 적이 있지만 네팔에서는 키가 150cm 이상 되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포기했었다. 그랬던 자신이 한국 경찰서 외사계에서 일하게 될 줄이야.

오전 외근 후 김 순경은 오후 늦게 경찰서로 돌아와 자기 자리에 앉았다. 외사계 사무실은 옅은 햇빛 사이로 타닥타닥 자판 소리만 일렁인다. 이때가 외근을 마치고 들어와 보고서를 쓰는 시간이다. 김 순경도 '코로나 검사'에 관해 홍보한 일과 여러 첩보 등을 적어나갔다.

바깥 일보다 문서 꾸미는 게 쉬울 것 같으나 김 순경에겐 반대다. 한글을 배운 지 10년이지만, 아직 서투르고 어렵다. 남편과 결혼하기로 마음 먹고 태어나 처음 비행기를 탔다. 7시간 걸려 다다른 인천공항을 하늘에서 바라보니 우주선 기지 같았다.

내려보니 청사 바닥은 매끈거려 미끄러질 것 같고, 무빙워크를 타니 신기하게도 저절로 걷게 되었다. 가슴이 부풀어 올랐는데 이도 잠시 겨우 두어 달 한국어 공부 시늉을 한지라 입국심사대에서 그만 얼어붙었다. 질문을 못 알아들으니 뭔가 죄를 지은 것 같았다.

김 순경은 남편의 권고로 2011년 전남대 여수캠퍼스 한국어학당에 들어갔다. 2015년에는 조선대 경찰행정학과에 들어가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읽고 말하게 되었다. 하지만 글짓기는 골칫거리다.

특히 경찰서에서 쓰는 '계도기간', '불심검문', '통보의무면제' 같은 한자어들이 어려웠다. 보고서는 이런 용어를 쓸 수밖에 없으니 머리가 지끈지끈하다. 게다가 파워포인트 작업까지 해야 하고 계장님은 "김 순경, 문제의식과 대안이 담겨있어야 해요"라고 강조하니 이래저래 머리를 싸맨다.

지칠 때마다 힘이 된 네팔의 산, 칸첸중가


▲ 김하나 순경이 첫 번째로 발령받은 남양파출소. 김하나 순경은 현재 화성서부경찰서 외사계에 근무하고 있다.
ⓒ 김하나제공


김 순경이 화성서부경찰서 외사계(외국인 관련 모든 범죄에 대해 수사 및 단속하는 부서)에서 일한 지는 6개월 남짓, 그래도 중앙경찰학교에서 8개월 연수를 마치고 2019년 처음 배치되었던 남양파출소에 비하면 한결 낫다. 그곳은 주야 12시간 교대 근무였다. 낮밤이 바뀌는 것도 힘들지만 야간 근무 때는 오후 4시 반경 출근해서 다음 날 오전 6시경 퇴근했다. 남편도 일을 다니니 아이는 늘 시어머니 몫이었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파출소 관할구역에는 술집들이 적지 않아 싸움이 벌어졌다는 신고가 끊이지 않았다. 함께 출동하는 동료가 있지만 남자들의 체격이 크니 자그마한 김 순경이 상황에 대처하긴 쉽지 않았다. 경찰학교에서 합기도를 배웠지만 동작 몇 가지만 익혔을 뿐이다.

그래도 근무하면서 요령도 생겼다. 김 순경은 현장에 가면 몸싸움을 하는 가운데로 파고 든다. 그가 "이제 그만하세요. 신고 접수되었습니다"고 외치면 순간 조용해진다. 키 작은 여자 경찰이 야무지게 말하니 몸싸움을 벌이던 무리들이 순간 멈칫하는 것이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김 순경은 무슨 사연인지 말로 하라고 설득한다. 그의 콧등에서는 땀방울이 떨어진다. 현장에 출동할 때마다 권총과 수갑을 매만지며 "실수하지 말자"라는 다짐을 굳게 하다보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간 탓이다.

남양파출소에서 새벽을 맞을 때면 거리를 밝히던 네온사인도 점점이 꺼지고 시끄럽던 민원전화도 제풀에 지친다. 파출소 문을 걷어차는 행인도 잠자리를 찾아간 오전 4시부터 6시까지 파출소는 고요함에 젖어든다.

창문 밖으로 희붐하게 다가오는 새벽을 보면, 카투만두에서도 버스로 12시간을 가야 하는 고향 보즈푸르에서 매일 바라보던 칸첸중가가 떠올랐다. 눈보라와 구름을 뚫고 새벽 햇살을 껴안으며 일어서는 봉우리는 신비로웠다. 그 시절 아빠는 "히말라야의 기운과 바람이 우리를 지켜준다"라며 함께 절을 올리자고 했다. 그 기운덕분인지 신입경찰로서 파출소 근무를 잘 견뎌냈다.

경찰 되기까지 뒷바라지 해 준 남편과 시어머니

김 순경은 외근 업무에 대한 PPT 작업까지 마무리하고 오후 6시가 넘어 사무실을 나섰다. 남편이 마련해준 경차 스파크에 시동을 걸었다. 카투만두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남편의 깊은 눈매가 좋았다. 자기의 미래를 그 안에 담아줄 것 같았다. 남편의 얼굴 뒤로 보이는 히말라야 봉우리들이 그의 너른 어깨와 잘 어울렸다.

느낌은 틀리지 않았다. 남편은 한국어학당 1년을 다니게 하고 우리나라는 키 제한이 없으니 경찰이 돼보라고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입학을 권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의 네팔어 담당 특별채용공고도 먼저 찾아냈다.

김 순경이 화성서부경찰서로 발령을 받았을 때 남편은 광주에 있는 그의 거래처들을 정리하고 경기도에서 새로 일을 시작했다. 한국 국적을 얻고도 김 순경은 계속 라이 삼자나(Rai Samjhana)라는 이름을 썼다. 남편은 'Samjhana'에서 'hana'를 따고 자기 성 '김'을 붙여 "김하나가 어떻냐"라고 했다. 덕분에 2018년부터 김 순경은 '김하나'가 되었다. 고마운 남편이다.

남편만이 아니라 시어머니 사랑 또한 컸다. 한국에 온 날, 인천공항에서 여수까지 대여섯 시간을 더 온 터라 김 순경은 녹초가 되었다. 다음 날 일어나니 한낮이었다. 시어머니가 푸짐한 밥상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 해보는 젓가락질, 반찬은 삐져나갔다. 시어머니는 숟가락에 찬을 올려줬다. 아마 갈치속젓이었던 것 같다. 너무 짜서 머리가 찌르르 했다. 서둘러 물을 마셨건만 옅은 화약내에 이마저도 뱉어낼 뻔했다. 시어머니는 웃으며 "괜찮다. 천천히 먹어라"고 하셨다.

시어머니는 김 순경이 2015년부터 조선대 경찰행정학과를 다니는 내내 뒷바라지를 했다. 그때는 담양에 살 때라 광주의 조선대까지 거리는 45km지만 버스로 다녀야 해서 어려웠다. 차는 60분에서 90분마다 한 대씩 오고 우치공원에서 한번을 갈아타야 했다. 필수과목 수업은 오전 8시부터여서 6시에 집을 나서면 "애 걱정은 말고 차 조심해라" 하며 어머니는 배웅을 해주셨다.

2018년 김 순경이 경기남부경찰청 외사계 네팔어 담당으로 특별채용되었을 때 시어머니는 담양 읍내를 휘저으며 "우리 며느리 경찰됐소"를 외치고 다녔다. 그런데 남양파출소에 배치되고 주야 교대근무를 하게 되니 손주를 봐주기 위해 정든 이웃들과 아쉬운 작별도 했다.

담양에서 만난 동남아 새댁들은 "시어머니가 밉다"고들 얘기했는데 김 순경은 시어머니에게서 친정엄마의 품을 느꼈다. 칸첸중가에 드린 기도 덕도 있지만 시어머니의 사랑 덕에 파출소 주야근무를 견뎌냈지 싶다.엔트리파워볼

'살아있는 것이 축복'이라고 느끼는 순간들


▲ 시어머니와 남편의 사랑 덕에 어려운 시간을 견뎌낼 수 있었다고 말하는 김하나 순경.
ⓒ 민병래


김 순경은 경찰서 정문을 빠져 나와 오전에 들렀던 발안만세시장으로 다시 차를 몰았다. 남편이 좋아하는 민물매운탕거리를 살 작정이다. 쑥갓과 미나리 듬뿍 넣고 무도 큼지막이 썰어 얼큰하게 끓일 생각이다. 열 살 아들은 카레를 넣은 네팔음식 달바뜨를 좋아하니 돈가스 한 덩이만 곁들여주면 되리라. 녀석은 요즘 친구들한테 "우리 엄마 경찰이다, 나는 네팔어도 배운다"라고 하도 자랑을 해서 탈이다.

시장까지는 멀지 않은 거리다. 가재 사거리에서 빨간 신호등에 멈춰 서니 멀리 아산만으로 까치놀이 빛난다. 한국에 와서 경찰이 될 줄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 돌아보면 보람찬 시간이었다. 생명을 구한 적도 있다. 순경이 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한 남자가 "아내가 전화를 안 받는데 불안하다. 아내가 우울증이 있다. 나는 직장 일로 멀리 있는데 집에 한 번 가봐 줄 수 있냐?"고 전화를 걸어왔다.

그가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니 거실은 평온했다. 안방을 확인하려고 보니 안에서 문이 잠겨 있었다. 억지로 따고 들어갔을 때 한 여자가 방문과 창문에 테이프를 발라놓고 번개탄을 피운 상태였다. 119를 불러 응급실로 보내고 민원인에게 알렸다. 그날 고맙다는 인사를 수도 없이 들었다.

외사계에 와서 동포들에게 힘이 되는 것 또한 기뻤다. 어떻게 알았는지 화성서부경찰서 바깥에서도 동포들이 자주 연락한다. "외국인 등록증을 잃어버렸어요", "교통사고를 당했는데 와 줄 수 있나요?", "월급을 못 받았는데 경찰서로 가야 하나요, 노동부로 가야하나요?" 간절한 목소리들이 수화기 너머에서 건너왔다. 다 쫒아갈 순 없지만 김 순경은 마음을 다해 도왔다.

고향 네팔에서는 "살아있는 순간순간이 축복이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신전"이라고 했다. 그래서 인사말도 나마스테, "당신 안에 깃든 신에게 절을 드립니다"라고 한다. 경찰이 되어 죽음 앞까지 이른 사람을 구하고 고향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니 정말 "살아있는 순간이 축복"이라고 느낄 때가 많았다. 다만 남편과 시어머니를 생각하면 "나만 빛나는 건 아닌지" 미안한 마음 또한 컸다.

김 순경은 까치놀을 보면서 차의 속도를 조금 높였다. 꾸물거리면 신선한 매운탕거리가 다 팔릴 수도 있겠다는 걱정이 들어서.


▲ 외사계에 와서 동포들에게 힘이 되는 것이 기뻤다는 김하나 순경.
ⓒ 민병래


<못다한 이야기>

① 칸첸중가는 네팔과 인도의 국경에 위치한 세계에서 3번째로 높은 봉우리로, '다섯 개 빙하의 보고'라는 뜻을 갖고 있다. 김하나는 고향에서 학교 다닐 때 매일 칸첸중가를 보고 다녔다고 말한다.

② 코로나로 대면 활동의 어려움이 있어 화성서부경찰서 외사계에서는 온라인 계몽활동을 함께 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화성서부경찰서와 함께 하는 외국인 치안소식방'이라는 페이스북페이지가 바로 그것. 김 순경은 여기에도 코로나 검사시 불법체류자에 대한 '통보의무면제제도'를 설명하고 '퀵보드를 탈 때 헬멧을 꼭 써야 하는 규정' 등 새로운 제도에 대해서 네팔어로 번역해 글을 올리고 있다.

③ 김 순경이 다니던 대학의 정식 명칭은 튜리뷰대학 파슈푸티캠퍼스(Tribhuwan Univercity Pashuputi Multiple Campus)다.

④ 김 순경이 남양파출소에 근무하면서 접한 자살신고 전화는 많았다. 자살을 막아서 뿌듯할 때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경찰이 '한 사람의 죽고 사는 문제'에까지 개입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해 의문이 들 때도 있다고 말했다.

⑤ 'Dall bhat'(달바뜨)는 네팔의 전통 가정식 백반이다. 쌀밥, 콩으로 만든 국, 각종 야채, 고기 반찬을 곁들여 카레를 버무려 만든다. 김 순경의 아이는 이 음식을 특히 좋아하고 네팔 식당에 가서도 종종 외식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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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밝혔다. 사실상 금리인상을 위한 검토에 들어갔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총재는 한은 창립 71주년 기념사에서 "그간 취해온 확장적 위기대응 정책들을 금융·경제 상황 개선에 맞추어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사실상 통화정책 변화를 선제적으로 암시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제시하고 금융시장에 본격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의 통화정책을 '당분간' 완화기조로 유지하겠다고 단서를 달았는데, 이 총재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셈이다.
"코로나19 충격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
이 총재는 "최근 우리 경제는 코로나19(COVID-19) 충격에 따른 부진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며 "대면서비스업의 회복이 여전히 더디고 취약계층의 고용사정이 아직 어렵지만 수출이 큰 폭 증가하고 설비투자가 견조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도 부진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라며 "코로나 위기 초기에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던 금융·외환시장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자산가격 불평등과 가계부채 등도 언급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각국의 정책당국이 시행한 전례없이 과감한 경기부양조치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됐지만 이 과정에서 부문간·계층간 불균형이 확대된 것도 사실"이라며 "자산불평등이 심화됐고 민간부채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최근에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정책 정상화를 암시하는 발언도 내놨다. 이 총재는 "따라서 앞으로는 경기와 고용의 회복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정책을 운영해 나가되 이러한 불균형이 누적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겠다"며 "그간 취해온 확장적 위기대응 정책들을 금융·경제 상황 개선에 맞추어 적절히 조정해 나가는 것은 우리 경제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며 "코로나19 전개상황, 경기회복의 강도와 지속성, 그리고 금융불균형 누적 위험 등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완화정도의 조정 시기와 속도를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외환시장의 지속적인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며 "향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과 주요국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변화 등으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시장불안 요인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취해야 한다"며 "대출상환유예 등 코로나19 지원조치가 종료될 경우 다수의 취약차주가 채무상환에 애로를 겪게 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50%로 동결했다.
"지급결제 환경·기후변화 대응해야"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 등 중장기적 과제도 제시했다. 이 총재는 "지급결제 환경 변화에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CBDC를 도입할 필요성이 더욱 커질 수 있는 만큼 이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반기중 CBDC 모의실험에 착수하여 그 기능과 활용성을 차질없이 테스트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핀테크 확산, 전자지급수단 다양화 등 지급결제 부문의 혁신은 안전성에 기반하여 추진되어야만 지속가능하다"며 "지급결제제도의 안전성은 중앙은행이 감시자 그리고 운영자로서의 역할을 다할 때 확보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급결제 환경변화에 맞추어 한국은행의 역할과 책임을 보다 명확히 하는 방향으로 법적·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기후변화 위험에 대한 대응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최근 기후변화 리스크에 중앙은행도 적극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기후변화가 새로운 형태의 금융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으며,저탄소경제로의 이행은 실물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의 영향과 중앙은행으로서의 대응전략에 대한 연구를 본격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직 유연성 제고"
중앙은행의 조직 유연성과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지난 10여년간 두 번의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중앙은행의 정책수행 여건이 크게 달라졌고, 한국은행 역할에 거는 국민의 기대도 한층 높아졌다"며 "급변하는 환경하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직의 유연성과 전문성을 한층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사회환경이나 관행에 기초하여 형성되어 온 내부 조직문화와 경영방식을 바라보는 직원들의 인식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대변화에 맞추어 업무관행과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경영인사제도를 혁신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 총재는 "올해는 조직과 인사 전반에 걸친 근본적인 개선 로드맵을 담을 중장기 경영인사 혁신방안을 마련중에 있는데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도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영인사 혁신을 추진함에 있어서는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라며 "어느 조직에서나 혁신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구성원간 이해상충이 있게 마련이고 그에 따라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지만 이 난관을 슬기롭게 풀어 나간다면 중추적인 국가정책기관으로서의 위상이 한층 강화될 뿐 아니라 직원들의 자부심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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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위의장엔 김도읍·성일종·유경준..수석대변인 황보승희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 연합뉴스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6.12 zjin@yna.co.kr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 연합뉴스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6.12 zjin@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신임 대표는 주말인 12일 휴식을 취하면서 새 지도부 진용을 갖추기 위한 당직 인선 숙고에 들어갔다.

오는 13일에도 별다른 공개 일정 없이 당직 인선과 언론 인터뷰 등으로 시간을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내일까지 최대한 주요 당직 인선을 마치려고 한다"며 "오늘은 모시려는 사람들과 연락하고 직접 만나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오전 대전현충원 참배로 첫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6.12 zjin@yna.co.kr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서울=연합뉴스) 진성철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새 대표가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1.6.12 zjin@yna.co.kr
'이준석호'의 당직 인선은 다음주 첫 최고위를 거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당 곳간지기'격인 사무총장에는 권성동 박진 의원 등이 거론된다. 모두 4선 중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 권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이미 사무총장을 지냈다.

원내 경험이 없는 30대 중반의 이 대표가 경륜 있는 중진을 지근거리에 두고 안정적인 당 운영을 꾀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책위의장으로는 3선 김도읍 의원, 재선 성일종 의원, 초선 유경준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책 역량과 대여 협상력을 고려한 후보군으로 보인다.

새 당헌·당규에 따르면 정책위의장은 이 대표가 김기현 원내대표와 논의를 거쳐 1명을 고른 후 의원총회에서 공식 추인을 받게 돼 있다.

당 비서실장에는 서범수 의원이 거론된다. 울산 울주를 지역구로 둔 경찰 출신 초선이자 5선의 서병수 의원 친동생이기도 하다. 당내 화합을 염두에 둔 인선으로 평가된다.

이 대표와 가까운 오신환 전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을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으나, 오 전 의원이 조언자 역할을 지속하더라도 당장 당직을 맡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석대변인에는 초선 황보승희 의원이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당 대변인 2명은 이 대표가 공약했던 '토론 배틀'을 통해 이르면 이달 내 선임할 계획이다.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원장으로는 초선의 '정책통' 윤희숙 의원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 대표와 친분이 두터운 지상욱 현 원장이 유임될 가능성도 있다.파워볼사이트

이밖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는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거론된다. 민현주 신보라 전 의원, 여명숙 전 게임물관리위원장 등의 이름도 나온다.

이 대표는 당선 직후 회견에서 "원외 여성 전문가'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모시겠다"고 밝힌 바 있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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