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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팀에이투 작성일20-10-13 16:34 조회1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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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감자 농가 어려우니 대량 수매...판매 수익 전액 환원"
강원도 한 카페 "우리가 만든 것 말도 없이 베꼈다" 항의

파리바게뜨는 3년 전 중국 법인에서 '감자빵' 판매한 원조
SNS 여론몰이에 "해당 제품 판매 중단"


파리바게뜨가 표절 논란에 휩싸인 신제품 감자빵 판매를 12일 전격 중단했다. 출시 사흘 만이다.

사연은 이렇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그룹은 지난 달 강원 평창군과 농산물을 활용한 제품 개발·소비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감자를 대량 수매했다. 계약 조건은 최소 100t 이상을 구매하는 것, 또 수익금 전액은 평창군에 장학금으로 돌려주는 것이었다. 개발과 판매 등 비용은 전액 본사가 부담하고 수익은 농민과 지역사회에 환원키로 했다.

SPC그룹은 일주일 만에 최소 계약 물량의 50%인 50t을 사들였다. 파리바게뜨는 지난 9일 강원도 감자를 활용한 '감자빵 제품 3종'을 내놨다. 배스킨라빈스도 감자로 만든 아이스크림 '미찐 감자'와 음료 등을 선보였다. 모든 감자는 '두백 감자' 등 강원도에서 재배된 것을 사용했고, 수매한 감자를 다 쓸 때까지만 판매하기로 했다.

문제가 된 건 감자빵 3종 중 '강원도 감자빵'이었다. 주말새 이 빵은 강원 춘천시의 감자를 테마로 한 ㄱ카페에서 만들어 파는 감자빵과 유사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ㄱ카페 대표는 SNS에 "파리바게뜨가 만든 감자빵은 외관으로 보나 캐릭터 모양으로 보나 저희 감자빵과 너무 흡사하다. 대기업으로써 사회적 역할을 한다면 판매를 멈추고 소상공인과 상생해달라"는 글을 올렸다. 청년 창업가인 이 대표는 감자 품종을 개발해온 아버지와 함께 2018년 카페를 열었고, 올해 초 감자빵을 내놨다. 지역 명물로 소문나 서울 유명 백화점에서도 특별 판매했다.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도 SNS에 "파리바게뜨가 춘천의 작은 빵집이 만든 감자빵을 복사했다"며 "강원도 감자 재배 농민을 돕기 위한 감자빵이라고 홍보하는데 상생은 생각도 안하냐"고 지적했다.


예상치 못한 논란이 불거지자 파리바게뜨는 "상생의 취지에서 판매를 시작했는데 개인 카페에 피해를 주면 안 된다는 판단에 해당 빵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설명했다. ㄱ카페 대표도 "판매를 중단해줘 고맙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론은 달랐다. '판매 중단은 과한 조치'라는 주장이 나왔다. '감자빵'이 '초코파이'나 '쌀과자', '쑥떡'처럼 일반명사가 결합된 이름이고, 흔한 식재료를 사용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만의 고유 특허라고 보기 어렵다는 논리다.

한 감자 농가는 "농촌 경제를 돕고자 했던 기업의 '선의'가 퇴색된 게 유감"이라고 했다. 평창은 국내산 감자의 30%를 재배한다. 연간 약 3000여t을 생산한다. 이 중 3%를 한 기업이 사들이겠다고 하자 감자 농가들은 들떠 있었다.

SPC가 평창군을 돕기 위해 나섰다가 '악덕기업'이 되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사흘이다. 차마 말하지 못한 사실도 있다. 파리바게뜨 중국 법인은 2018년 초 이미 '흙 묻는 감자' 모양을 한 '감자빵'을 내놨다. 베스트셀러였다. 그 빵은 이번에 내놓은 '강원도 감자빵'과 똑같이 생겼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오노약품과 세노바메이트 개발·상업화 협력…상업화 후 로열티도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서울=연합뉴스) 사진은 SK바이오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 [SK바이오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잔디 기자 = SK바이오팜은 일본의 오노약품공업과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의 일본 내 개발과 상업화를 위한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13일 밝혔다.

계약에 따라 SK바이오팜은 계약금 50억엔(한화 약 545억원)을 받은 뒤 향후 허가 및 상업화 달성에 따른 기술료(마일스톤) 481억엔(한화 약 5243억원)을 받게 된다. 상업화 이후에는 매출액의 두 자릿수 퍼센트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을 수 있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해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뇌전증 신약이다. 뇌전증을 앓는 성인의 부분 발작 치료에 쓰도록 승인받았다.

현재 SK바이오팜은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 아시아 3개국에서 세노바메이트의 임상 3상 시험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일본에서는 SK바이오팜이 임상 3상을 수행하고, 이후 품목허가와 상업화 등은 SK바이오팜과 오노약품이 협력할 계획이다.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이번 계약은 SK바이오팜의 입지를 아시아 최대 제약시장 중 하나인 일본으로 확장함과 동시에 혁신 신약을 통해 일본 뇌전증 환자들에게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가라 교 오노약품 대표는 "세노바메이트가 뇌전증으로 고통받는 일본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오노약품은 일본 오사카에 본사를 둔 연구개발(R&D) 중심 제약사다.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아 수요가 높은 질환에 쓰는 신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jandi@yna.co.kr
열정적인 슈퍼스타 엄정화의 21세기 명반들, 그리고 추천곡
[이현파 기자]



▲ MBC 예능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의 한 장면
ⓒ MBC

"모두 다 똑같은 말 나 밖에 없단 말로 위로하려 하지
혹시 말 맞춘 건지 첫사랑은 다 떠났대~"
- '다가라' 중
어린 시절에 무슨 말인지도 모르면서 따라 부른 노래가 있을 것이다. 나는 아홉 살 때 엄정화의 '다가라(2001)'라는 곡을 참 좋아했다. '다가라'의 디스코 리듬은 지금 들어도 신난다. 나는 어른들과 노래방에 갈 때마다 그 노래를 불렀다.

초등학교 2학년이었던 나에게 엄정화는 슈퍼스타였다. 그는 가요 프로그램과 드라마, 영화 어디에서나 어울리는 '연예인 중의 연예인'이었다. 마흔의 나이에 '디스코'를 부를 때도 마찬가지였다. 오십을 넘긴 지금도, 엄정화는 '환불원정대'의 만옥 언니가 되어 음원 차트 1위에 오르고 있다.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프로젝트 그룹 '환불원정대'가 '싹쓰리'의 뒤를 이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소위 '센 언니'라는 단어와 어울리는 네 명의 멤버(엄정화, 이효리, 제시, 화사)가 빚어내는 호흡이 꽤 유쾌하고 자연스럽다. 최근 방송분에서는 신곡 'Don't Touch Me'의 녹음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엄정화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었다. 갑상샘암 수술의 후유증으로 왼쪽 성대가 마비되었던 엄정화가 주변의 믿음과 격려에 힘입어 '자신이 아는 그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이 서사에는 뚜렷한 감동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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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 엄정화가 '만옥 언니'의 모습으로 시청자를 만나고, 오랜만에 차트 1위 곡 'Don't Touch Me'를 배출한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렇다면, 아티스트 엄정화의 음악적 성취를 조명하는 시간 역시 필요할 것이다. 엄정화는 뮤지션으로서 그 가치를 더욱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 김창완 정도를 제외하면 음악 커리어와 연기 커리어를 이만큼 완성시킨 사람은 국내에서 몇 되지 않는다. 엄정화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두 장의 앨범을 소개해보고자 한다.

1. 엄정화 - < Prestige >(2006)



▲ 엄정화의 9집 < Prestige >
ⓒ 쿠킹뮤직

'페스티벌'(1999)의 성공 이후 가수 엄정화의 인기는 분명히 하락세였다. 앞서 언급한 '다가라' 정도를 제외하면 수년 동안 이렇다 할 히트곡을 배출하지 못했다. 그러나 2000년대의 엄정화는 '잘 팔리는 음악'보다는 '하고 싶은 음악'에 집중했다. 엄정화의 정규 9집 < Prestige >는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엄정화의 꾸준한 탐닉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앨범을 진두지휘한 롤러코스터의 지누(히치하이커)를 비롯, W의 배영준, 페퍼톤즈, 캐스커 등의 뮤지션들이 조력자로 나섰다.
탄탄한 완성도의 트랙이 가득하다. 펑키한 베이스 사운드로 앨범의 문을 여는 'Friday Night'는 물론, 시부야케이 사운드를 수용한 '바람의 노래'의 도회적인 아름다움도 놓칠 수 없다. 곡의 세련미에 방점을 찍는 것은 엄정화의 목소리다. 때로는 발랄하고 명랑한 목소리로, 다시 '초대'를 연상시키는 절제된 섹스 어필에 이르기까지. '노래를 잘 한다'는 의미를 새롭게 상기시킨다.

이 앨범은 대중적인 흥행을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제 5회 한국대중음악상의 신설 항목이었던 최우수 댄스&일렉트로닉 앨범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엄정화는 자신이 받은 어떤 트로피보다 이것이 값지다며 기뻐했다. 이 앨범이 발표된 지 2년 후, 엄정화는 'D.I.S.C.O'로 제2의 상업적인 전성기를 맞게 된다. 그러나 나에게 있어 엄정화의 음악적인 전성기는 단연 < Prestige >다. 다시 꺼내 들어도 멋진 앨범이다.

추천곡 : 'Dance With Me', 'Ticket To The Moon', '바람의 노래'

2. 엄정화 -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2017)



▲ 엄정화 정규 10집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
ⓒ 지니뮤직
< The Cloud Dream of the Nine >은 오랫동안 연기 활동에 집중했던 엄정화가 약 8년 만에 발표한 10집 앨범이다. 고전 소설 '구운몽'에서 그 콘셉트를 착안했다. 윤상이 이끄는 음악 프로젝트 원피스(OnePiece), 프라이머리, 샤이니의 고 종현, 이효리 등 다양한 뮤지션들과 호흡을 맞췄다. < Prestige >가 그랬던 것처럼, 당시 트렌디한 음악(딥 하우스 신스팝 등)을 자연스럽게 수용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텅 빈 객석에 나 혼자서
또 다른 예고편이 있지 않을까 앉아있어"
- 'Ending Credit' 중

이 앨범은 'Dreamer'로 대표되는 '댄스 디바' 엄정화의 화려한 모습으로 상징되는 한편, 그리고 무대 뒤 엄정화 개인의 자아에 대한 묘사 역시 공존한다. 엄정화가 직접 가사를 쓴 마지막 트랙 'She', 엄정화의 다사다난한 커리어를 회고하는 듯한 타이틀곡 'Ending Credit' 등이 대표적이다.

엄정화는 앞서 언급한 감상샘암 수술을 마친 후 이 앨범을 완성했다. 만옥 언니의 열정에 감동받았다면, 이 앨범에 담긴 '현재진행형 뮤지션' 엄정화의 이야기에도 귀를 기울여보는 것이 어떨까.

추천곡 : 'Ending Credit', 'She', 'Oh Yeah(Feat. 종현)'

'트렌드코리아 2021'을 출간한 김난도 서울대 교수 /사진=미래의창
[파이낸셜뉴스] "영어로 백신에서 앞머리 'Vac'의 어원이 소에서 왔는데요. 미친 소처럼 날뛰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 길들이는 작은 영웅들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
우리나라의 트렌드 연구자의 대부인 김난도 서울대학교 교수가 소의 해인 내년의 10대 트렌드 키워드로 '카우보이 히어로(COWBOY HERO)'를 내놨다. 날뛰는 소를 마침내 길들이는 멋진 카우보이처럼, 시의적절한 전략으로 팬데믹의 위기를 헤쳐나가기를 기원하는 뜻을 담았다.

13일 김난도 교수는 기자들과의 온라인 간담회에서 "2007년부터 15년 가까이 10글자의 키워드를 그 해의 띠 동물에 맞춰 발표했는데 올해는 코로나 사태가 심각하니 '위드 코로나' 또는 '애프터 코로나' 등의 키워드를 내세울까 고민했다"며 "한 번의 예외를 둘까 했지만 평정심을 갖고 전통을 지키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고민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았고 저 또한 그랬다. 경제 자체가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고 이 사태의 종식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여전히 부정적인 가운데 있기에 트렌드를 연구하는 저희 연구소 안에서도 고심이 많았다"며 "그렇기에 예년보다 열흘 정도 시기를 앞당겨 올해의 키워드를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김난도 교수와 연구진은 올해 키워드 발표를 앞두고 예년과는 다른 분석과 접근을 시도해보고자 했다. 지금까지 발표해온 키워드를 먼저 찬찬히 살펴보기로 한 것이다. 김 교수는 "그간 우리가 발표한 140여개의 키워드를 펼쳐놓고 살펴본 결과 놀랍고 재밌는 경향을 발견했다"며 "코로나가 바꾼 것은 트렌드의 방향이 아니라 속도였음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올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겪으며 세상의 판도가 갑자기 뒤집힌 것 같지만 사실은 거대한 메가 트렌드 속에서 과거에 나온 수많은 트렌드 키워드와 전망이 가속화된 것이라는 것이다. 김 교수는 "2018년 저희 연구소가 처음으로 '언택트'를 말했을 때 발빠르게 움직인 기업들이 올해 각광을 받았다"며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돌발 사태는 새로운 트렌드를 더욱 강하게 약해지는 트렌드를 더욱 빨리 사라지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김난도 교수는 내년 '카우보이 히어로'에 담긴 내년 트렌드 10개 하나 하나를 차근 차근 설명했다.파워볼사이트


트렌드코리아 2021/김난도 외/미래의창
가장 먼저 제시한 것은 '커밍 오브 V-노믹스'였다. 김 교수는 "여기에서 V는 바이러스와 백신, 밸류, 비전을 뜻한다"며 "이번 트렌드 발표에 있어서 예년과 달리 순서에 신경썼다"며 "바이러스가 소비 트렌드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가장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국내 경기는 "전반적으로 K자형 양극화를 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업종별로는 V, U, W, S, 역V 등 다양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를 나누는 기준은 대면성의 정도, 대체재의 존재 여부, 기존 트렌드와 얼마나 부합하느냐다"라고 부연했다. 이어 각각의 업종별 예를 들었다.

이어 김 교수는 코로나 시대 집의 진화(옴니 레이어드 홈)와 자본주의 키즈로 대변되는 MZ세대 소비자들의 약진, 기업들의 '빠른 생애사 전략'을 기본으로 한 '피보팅' 전략', 롤러코스터와 같이 빠르게 유행했다 사라지는 롤러코스터 소비트렌드와 일상으로 들어온 운동(#오하운, 오늘하루운동), 중고마켓을 애용하는 'N차 신상', 고객만족 경험의 극대화(CX 유니버스),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기 위한 '레이블링 게임'의 유행, 언택트 및 온택트 시대에 더욱 사람의 손길을 갈구하는 현상 등을 소개했다.

이어 김난도 교수는 올해 10대 트렌드 상품으로 '1990년대', '국내 여행', '기생충', '무선 이어폰', '배달 서비스', '지역화폐', '트로트', '화상 커뮤니케이션', 'KF마스크', 'OTT 서비스' 등을 꼽았다.

김난도 교수는 "올해 떠오른 10대 트렌드 상품의 공통점을 꼽자면 코로나가 중요한 이슈가 된 가운데에서도 즐거움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으며 각각이 원자화된 상태에서 비대면 서비스가 각광받았다는 점"이라며 "지금 우리는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는 일들을 경험하고 있으며 코로나를 끝내는 것은 누구도 통제할 수 없지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통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에 발표한 트렌드 키워드가 내년을 헤쳐나가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애미 코닛 배럿 연방대법원 대법관 후보에 대한 상원 법사위의 인준 청문회가 12일 시작했다. 배럿은 이날 모두(冒頭) 발언에서 자신은 “(진보적인) 긴즈버그 대법관의 공백을 메우려고 지명됐지만, 어느 누구도 그를 대신할 수 없다”고 자신을 낮췄다. 그러나 배럿이 예정대로 22일 상원 인준 투표를 거쳐 대법관에 임명되면, 미 연방대법원은 50년만에 최고로 ‘보수적인’ 대법원을 구성하게 된다.


애미 코니 배럿 미 연방대법관 후보 지명자가 12일 상원 법사위의 인준 청문회에서 증언에 앞서 선서를 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전체 8명(1명 공석 제외)의 대법관 중 5명이 ‘보수’ 성향이지만, 그간 논쟁적인 이슈에 대한 판결은 반드시 대법관 개인의 이념적 분류를 따르지는 않았다. 2015년의 동성(同性)간 결혼이나 지난 6월 다양한 형태의 동성애자(LGBTQ)에 대한 고용·해고 시 성(性)차별 금지 판결, 불법이민자의 자격에 대한 판결 등에서 ‘진보적’인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보수적인 배럿이 추가된 미 대법원은 단지 6대3의 수적 우세를 넘어, 반세기 만에 “가장 보수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최근 분석했다. 잭 벌킨 예일대 로스쿨 교수는 애틀랜틱 몬슬리에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지만, 미 보수파 법조계는 30년에 걸쳐 대법관 한 명을 길러냈다”며 “배럿이 추가되는 대법원은 이 30년 운동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가 역대 미 대법원의 판례를 분석해 나타낸 이념적 성향의 중간값(median). 푸른색으로 표시된 이 중간값은 배럿 판사가 추가되면, 지난 50년간 최고로 보수성을 띠게 된다.

◇보수파 미 법조계, 1980년대부터 미래의 연방판사 물색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공화)은 로버트 보크 대법관 후보를 밀었으나, 상원 인준에 실패했다. 민주당이 다수인 당시 상원은 법 해석을 둘러싼 보크 예일대 교수의 원전(原典)주의(originalism)와 그의 임신중절(낙태) 반대 입장에 제동을 걸었다. 1990년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보수주의’의 희망을 걸고 임명한 데이비드 수터 대법관도 이후 진보 성향으로 흘러갔다. 위기를 느낀 미 보수지식인층은 로펌과 기업, 연구소, 학계에 흩어진 최고의 자질과 보수주의 사법철학을 지닌 젊은 법학도들을 찾는 네트워크를 구성했다. 장차 연방대법관이 될 앤터닌 스캘리아 등이 주축이 됐다. 이들은 모든 보수적 성향 법률가들의 판례와 논문들을 면밀히 살펴서 미래의 연방판사 후보감을 찾았다.

◇예일·하버드 로스쿨 출신 아닌 배럿의 발굴

배럿은 바로 이 네트워크가 발굴한 인물이다. 배럿은 여느 연방대법관과는 달리 명문대 학부를 나오지 않았다. 또 현재 8명의 대법관은 모두 예일·하버드대 로스쿨 출신이지만, 그는 인디애나주의 가톨릭계 대학인 노터데임대 로스쿨을 나왔다. 뉴욕타임스는 “테네시주 멤피스의 로즈 칼리지를 졸업한 배럿에게 교수들은 하버드 로스쿨에 지원하라고 했지만,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전(全)인격체로 성장하고 교육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노터데임을 택했다”고 전했다. 거기서 그는 법 해석 시 제정된 당시의 상황과 역사, 문구에 충실한 원전주의와 문언주의(textualism)에 심취했다.


미 보수주의적 법조계에서 문언주의적 법 해석의 대가로 불리는 앤터닌 스캘리아 대법관(2016년 사망). 배럿 연방항소법원 판사는 그 밑에서 로클럭을 하며 막대한 영향을 받았다.

그가 최우등으로 노터데임을 졸업할 당시, 미국 보수파 법조계는 백인 남성을 넘어 여성 법률가를 발굴하는데 매달리고 있었다. 배럿이 영향력 있는 컬럼비아 DC 항소법원 판사와 연방대법관 밑에서 로클럭(law clerk·재판연구원)으로 일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덕분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법률 참모였던 윌리엄 켈리가 DC 항소법원의 로런스 실버먼 판사에게 “하버드에 갔어도 최우등 학생이었을 것”이라고 배럿을 추천했고, 실버먼 항소법원 판사는 인터뷰도 없이 배럿을 채용했다. 실버먼은 나중에 친구인 연방대법관 앤터닌 스캘리아(2016년 사망)에게 로클럭으로 추천했다. 문언주의적 법 해석의 대가(大家)인 스캘리아 대법관은 후에 “배럿은 내가 겪은 최고의 학생”이라고 칭찬했다. 배럿은 스캘리아 밑에서, 헌법과 법률의 문구와 역사, 전통, 원래의 의도와 의미를 파헤치는 보수적 법률 해석을 철저히 배웠다.

◇연방 사법부의 보수화에 매달린 트럼프 행정부에 발탁돼

트럼프 백악관의 초대 법률고문이었던 도널드 맥간은 연방 사법부를 보수 성향으로 재편성하는 일에 매달렸다. 2016년 대선 출구조사에서 “트럼프 지지자의 26%는 대법관 지명이 트럼프를 뽑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고 답했고, 트럼프는 취임 이래 200여 명의 ‘보수’ 연방 판사를 임명했다. 노터데임 학부 출신인 맥간은 동문(同門) 인맥을 통해 배럿을 주목하고, 그의 평소 논문과 발언을 면밀히 살폈다. 맥간은 2017년 모교 교수로 재직 중인 배럿을 제7연방항소법원 판사로 강력히 추천했고, 이와는 별도로 자신의 고향 인디애나 주를 관할하는 이 법원의 판사 후보를 찾던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게도 배럿의 이름이 계속 떠올랐다.

◇"신과 공동체가 있는데, 왜 복지가 필요하지?"

배럿은 생명은 임신하는 순간 시작한다고 믿는다. 또 배럿 부부가 속한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의 가톨릭 신앙공동체인 ‘기도하는 사람들(People of Praise)’은 남편을 집안의 ‘머리’로 여기고, 결혼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하는 것으로 믿는다. 구성원 중 많은 사람이 방언을 한다. 배럿의 이 독실한 신앙은 항소법원 판사 인준 때 문제가 됐다. 다이앤 파인스타인 캘리포니아 연방상원의원은 그의 가톨릭 신앙을 문제 삼으며 “종교적 원칙(dogma)가 당신 안에 크게 살아 있는 게 우려스럽다”고 했다. 미 헌법(6조)은 종교적 이유로 공직 후보자를 차별하는 것을 금한다. 배럿은 또 “신(神)과 공동체를 통해 도움을 받는데, 왜 따로 복지가 필요하느냐”는 생각도 갖고 있다.

12일 상원 법사위 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배럿이 미국인 대다수로 확대한 건강보험인 오바마케어를 무효화하리라고 예단한 것이나, 공화당 의원들이 배럿의 ‘신앙’을 보호하고 나선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하지만 배럿은 낙태를 반대하면서도 “여성이 이를 선택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또 가톨릭 교리와는 달리, 사형제도에 찬성한다.

◇미 보수주의, 30년 전쟁의 승리

작년 가을,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 맥간은 미 법조계의 원전주의·문언주의자 모임인 ‘페더럴리스트 소사이어티’ 만찬에서 “지난 25년간 우리 견해는 주변부에서 대화의 중심부로 옮겨갔다. 이제 우리가 주류(主流)”라고 선언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백악관 법률고문이었던 C 보이든 그레이는 “대법원 내 보수파가 절대 다수가 되면 사법 원칙(doctrine)에서 혁명이 일어난다. 이는 지난 30년간 꾸준히 형성돼 온 것”이라고 말했다. 애틀랜틱 먼슬리는 “미 보수주의자들은 이미 원하는 것을 얻었다”며 “올해 48세인 배럿의 종신직 대법관 임명은 트럼프의 4년 연임과는 비교할 수도 없어, 대선이 어떻게 돼든 미 보수파 법조계는 이겼다”고 진단했다.파워볼실시간

[이철민 선임기자 chulm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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